“왜 우리 팀은 항상 싸우게 될까?” 협동 속 갈등의 숨은 심리학
혹시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협동 게임에서, 처음에는 웃음과 환호가 가득했는데, 점점 분위기가 싸해지고, 서로의 실수를 지적하는 말이 오가다 결국 “너 때문에 졌잖아!”라는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얼어붙습니다. 아니면 직장에서의 프로젝트 회의에서, 모두 같은 목표를 가지고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의견 충돌이 잦아지고, 서로에 대한 불만이 쌓여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우리는 ‘협동’이 시너지를 내고 서로를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종종 다릅니다. 협동의 과정에는 예상치 못한 마찰과 갈등이 끊이지 않죠. 이는 단순히 ‘성격이 안 맞아서’나 ‘의사소통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그 이면에는 우리 뇌와 마음이 작동하는 보편적이고 강력한 심리적 메커니즘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늘은 협동 속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갈등의 진짜 이유를 행동 경제학과 심리학의 렌즈를 통해 들여다보고, 이를 극복하는 실질적인 마인드셋을 제안해 보려 합니다.
1. 공동의 적이 사라진 순간, 동료가 적이 된다: ‘내집단 편향’과 ‘기본 귀인 오류’
협동 게임의 초반은 대개 화합의 시간입니다. 팀원들은 명확한 공동의 적(상대 팀이나 게임 내 보스) 앞에서 똘똘 뭉칩니다. 이때 우리 뇌는 ‘내집단 편향(In-group Bias)’이라는 심리적 방어막을 켭니다. “우리는 같은 팀이야”라는 생각이 강해지며, 팀원들의 작은 실수도 관대하게 넘어가고, 오히려 팀워크를 과시하게 되죠.
문제는 위기가 고조되거나, 패배가 예견되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공동의 적으로 인한 외부 압력이 일시적으로 약해지면, 우리의 뇌는 새로운 ‘위험 원인’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눈길은 자연스럽게 가장 가까운 동료에게로 향합니다.
“위기의 순간, 인간의 뇌는 원인을 찾아 책임을 소화하려 한다. 그리고 타인의 실수는 눈에 띄지만, 자신의 결함은 보기 어렵다.”
여기에 ‘기본 귀인 오류(Fundamental Attribution Error)’라는 강력한 심리적 함정이 작동합니다. 이는 타인의 실패를 그 사람의 ‘성격이나 능력’ 같은 내적 요인으로 귀인(歸因)하는 반면, 나의 실패는 ‘상황이나 운’ 같은 외적 요인으로 돌리는 경향을 말합니다.
- 당신이 본 타인의 실수: “저 친구는 항상 조급해해서 우리 전략을 망쳤어. (개인의 성격 문제)”
- 당신이 본 자신의 실수: “나는 갑자기 몬스터가 튀어나와서 당황했을 뿐이야. (예측 불가의 상황 문제)”
이러한 왜곡된 인지는 협동 관계에 치명적인 균열을 만듭니다. 모두가 자신의 실수에는 관대하지만 동료의 실수에는 엄격해지면서, 팀 내부에 보이지 않는 비난의 화살이 날아다니기 시작하는 거죠.
행동 교정: ‘상황 설명’ 훈련하기
기본 귀인 오류를 의식적으로 차단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동료의 실수가 눈에 띄는 순간, 3초만 멈추고 자신에게 질문해 보세요.
- 질문 1: “내가 그 사람의 입장이었다면,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을까?”
질문 2: “지금 그를 압박하는 게임 내 외부 요인(시간 압박, 정보 부족, 복잡한 인터페이스)은 무엇일까?”
질문 3: “이 상황을 ‘우리가 함께 마주한 문제’로 재정의한다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이 훈련의 핵심은 “너 때문에”가 아닌 “우리에게 이런 상황이 발생했어”로 언어 패턴을 바꾸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너 탱킹을 왜 그렇게 해!”라고 말하기 전에, “아까 보스 3페이즈 때 우리 탱커가 어그로를 끌기 정말 힘든 상황이었던 것 같아. 다음엔 어떻게 지원해 줄까?”라고 접근하는 거죠.
2. 투명한 계획의 착각: ‘공유 정보 편향’과 소통의 함정
협동을 시작할 때 우리는 종종 “자, 다들 전략 알지?”라고 묻고,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면 모든 것이 완벽하게 공유되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위험한 착각. ‘공유 정보 편향(shared information bias)’에 빠진 것입니다.
팀은 이미 모두가 아는 정보(공유 정보)를 반복적으로 논의하는 데 시간을 쏟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오직 한두 명만이 가지고 있는 중요한 독점 정보는 논의에서 소외되기 쉽죠. 게임에서 한 명만이 알고 있는 적의 패턴이나, 프로젝트에서 한 부서만이 겪고 있는 장애 요인처럼 말입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지식의 저주(Curse of Knowledge)’에 있습니다. 한 번 어떤 것을 알게 되면, 그것을 모르는 상태를 상상하기가 매우 어려워집니다. 게임 고수는 초보자가 기본 조작법을 헤맬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프로젝트 기획자는 개발자의 기술적 난관을 가볍게 여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발생하는 기대치의 차이는 실망과 불신으로 이어집니다.
행동 교정: ‘암묵지’를 ‘형식지’로 끌어내는 리더십
갈등을 예방하는 최고의 방법은 소통의 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다음 두 가지 방법을 도입해 보세요.
- ‘빈칸 채우기’ 브리핑: 작전 시간에 “다들 아는 거니까”라고 생략하지 마세요. “나는 A구역을 담당할 건데, 내 계획은 B다. 이때 C가 발생하면 D로 대응할 거야. 여기서 내가 모르고 있을 수 있는 네가 가진 정보나 우려는 없어?”라는 식으로, 상대방의 지식과 우려를 끌어낼 빈칸을 의도적으로 만드세요.
역할 교대 질문: “만약 내가 너의 캐릭터(혹은 역할)를 조종한다면, 지금 내가 내린 이 결정에서 가장 당황할 부분은 무엇일까?”라고 서로 질문합니다, 이는 지식의 저주를 깨고 상대의 관점에 강제로 들어가게 만드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3. 정의로운 분노의 덫: ‘도덕적 라이선싱’과 책임의 확산
협동이 실패할 때, 우리는 종종 자신을 ‘정의의 편’에 서 있다고 느끼며 분노합니다. “나는 최선을 다했는데, 네가 못 따라와서 망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죠. 이 감정은 매우 정당해 보이지만, 여기에는 ‘도덕적 라이선싱(Moral Licensing)’이라는 교묘한 심리가 숨어 있습니다.
도덕적 라이선싱이란, 자신이 선한 행동을 했다고 느낄 때(예: 열심히 플레이했다, 내 역할을 완수했다), 이후에 덜 윤리적이거나 이기적인 행동(예: 동료를 비난하거나 팀플레이를 무시함)을 해도 된다고 무의식적으로 스스로 허용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나는 잘했으니까, 네 탓을 해도 괜찮아”라는 마음의 면허가 내려지는 것이죠. 이 현상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다면 자세한 정보 확인을 참고하세요.
더욱이, ‘책임의 확산(diffusion of responsibility)’ 현상도 작용합니다. 팀원이 많을수록 “다른 사람이 할 거야”, “내가 말 안 해도 누군가는 지적하겠지”라는 생각이 들며, 건설적인 피드백은 뒷전으로 밀리고, 비난만이 표면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협동의 가장 큰 역설은 ‘우리’라는 이름으로 ‘나’의 책임감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행동 교정: ‘과정 칭찬’과 ‘미래 지향 피드백’의 법칙
도덕적 라이선싱을 차단하고 건강한 책임 문화를 만드려면, 피드백의 초점을 ‘과거의 비난’에서 ‘미래의 개선’으로 완전히 전환해야 합니다.
- 과정을 칭찬하라: 결과(승리)가 아닌, 좋았던 협동의 순간(예: “네가 위기 때 구해줘서 정말 좋았어”, “우리가 그 작전을 신속하게 바꾼 게 핵심이었어”)을 적극적으로 언급하세요. 이는 ‘나는 좋은 팀원이다’라는 정체성을 결과와 분리시켜, 실패 시에도 타인을 비난해야 할 ‘도덕적 권리’를 약화시킵니다.
피드백은 ‘행동’에 대해, ‘미래형’으로: “너는 형편없어”(개인 비난)가 아닌, “다음번에 비슷한 상황에서는 **우리가** 사전에 신호를 정확히 주고받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아”(미래 지향적 행동 제안)라고 말하세요. 주어를 ‘나’나 ‘우리’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공격성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4. 협동을 성공으로 이끄는 최종 마인드셋: ‘공유 정신 모형’ 구축하기
지금까지 분석한 모든 심리적 함정을 종합해 보면, 협동 갈등의 근본 원인은 결국 ‘서로 다른 머릿속의 게임(또는 프로젝트)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나의 계획, 나의 위기감, 나의 성공 기준이 상대방과 완전히 일치하지 않는 거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최고의 전략은 ‘공유 정신 모형(Shared Mental Model)’을 적극적으로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는 팀원 모두가 상황, 목표, 계획, 역할에 대해 **거의 동일한 이해 지도**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프로스포츠 팀이나 특수부대가 높은 협동 능력을 발휘하는 비결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실천 행동 강령: 3단계 공유 정신 모형 훈련법
다음 게임이나 협업 세션부터 이 단계를 적용해 보십시오.
- 1단계: 작전 전 ‘예측 공유’: 시작 전, 2분만 투자하세요. 각자 돌아가며 “내가 예상하는 가장 큰 난관은 OO일 것 같아. 그럴 때 나는 △△하게 행동할 계획이야.”라고 말합니다. 이는 기본 귀인 오류와 공유 정보 편향을 동시에 해결합니다.
2단계: 작전 중 ‘의도 선언’: 중요한 행동 직전에 짧게 의도를 선언하세요. “나는 지금 적을 도발해서 너희에게 공격 기회를 만들 거야!”(게임), “나는 이 데이터로 A 결론을 도출하려고 해, 다른 의견 있어?”(업무). 이는 상대방의 머릿속 지도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해 줍니다.
3단계: 작전 후 ‘무판정 리뷰’: 결과에 상관없이 5분간 ‘무판정 리뷰’를 합니다. 유일한 규칙은 ‘누구의 탓’이라는 말을 완전히 금지하는 것입니다. 대신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우리가 무엇을 알게 되었는가?”, “다음에 무엇을 시도해 볼 수 있는가?”라는 세 질문에만 집중합니다. 이는 도덕적 라이선싱과 감정적 반응을 중립적 학습으로 전환시키는 안전판 역할을 합니다. 관련 내용은 구글 드라이브 공유 문서 접근 권한 수정 및 링크 삭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협동은 단순히 여러 사람이 같은 공간에 모여 일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마음과 뇌가 하나의 시스템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빛을 발합니다. 그 길목에 놓인 심리적 장애물을 이제 당신은 알았습니다. 그 장애물은 극복해야 할 ‘적’이 아니라, 더 깊은 이해와 탄탄한 팀워크로 더욱이기 위해 반드시 인지해야 할 ‘길 표지판’입니다.
다음번 협동이 시작될 때, 동료의 실수가 눈에 띄는 그 순간, 한 번 멈추어 보세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지금 내 뇌는 어떤 함정에 빠져있을까? 그리고 우리의 ‘공유 정신 모형’을 더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한 마디는 무엇일까?” 그 한 마디가 당신의 팀을 갈등의 늪에서 이끌어내고, 예상치 못한 시너지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